도착했다.
낡고 녹슬어버린 표시들만 남아버린 그곳은 마치 폐허가 되어버린 왕국을 보는 듯했다
그저 한바탕 묵직한 바람이 상처의 새벽에 분 듯
고고학자들처럼 단지 그 지표들만을 맞닥트릴 뿐이었다
헤매던 시선이 멈춘 곳은 폐허에 희미한 거울을 밝히던 아침
문득, 여기 있다 반사된 나의 모습: 그들을 향한 직유
하나의 방을 떠나 나 또한 또 다른 방의 불을 켠
나는 그들의 그림자만 보인다. 내 뒤를 돌아보니 나의 것이 닮았다
한때 까마득히 묽었던 여정에는 드디어 이름이 붙혀졌다
도착했다.
Arrived.
This place, left with old and rusty signs was as if seeing a kingdom, ruined
As if a heavy wind has sweeped through, at the dawn of wound
I encounter only the mere indicators like an archaeologist
Then, a wandering gaze saw a morning that unveiled a mirror in a mist
And suddenly, here it is: my reflection, a simile for the parted
Too was I the light that escaped a room and another I lighted
I see only their shadows, I looked back; mine resembles them
This once a wildly translucent journey was at last given its name
Arrived.